작품 제목

범 내려온다

작품의 배경

"작품을 디자인할 때, 우리 문화의 색채를 가장 진하게 띠는 소재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필자는 고심 끝에 우리 민족이 무의식적으로 가장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호랑이’를 작품의 기둥으로 삼았다. 먼 옛날 조선부터 많은 문헌과 판소리, 그림에 항상 등장해 온 동물이니만큼 호랑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함으로써, 이 디자인을 접한 우리 민족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고 싶은 마음 또한 있었다.
또한 이 매개체를 돋보이게 하는 문구로 조선 후기 판소리 '수궁가'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 노래의 형태로 재해석된 ‘범 내려온다’를 사용하였다. 해당 가사는 호랑이가 숲속 골짜기에서 나오는 대목을 재해석한 것으로 필자 역시 다른 디자인 작업에 이 점을 적용했던 경험이 있다."

작품의 특징이나 의미

"전반적인 호랑이의 형태는 앞서 언급한 수궁가의 상황 묘사에 영감을 받아 호랑이가 하산하는 듯한 모습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다. 이때 호랑이만이 가진 위압감을 보여주기 위해 추가적인 묘사 없이 호랑이가 가진 실루엣을 구현하는 데에 집중하였고 전신이 보이도록 세로로 쭉 뻗은 자세를 선택했다.
‘범 내려온다’라는 문장은 꽤 많은 획을 가진 음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음절들을 세로로 나열해 보니 마치 호랑이의 검은 무늬 같아 이 점을 반영하여 의미 그대로 호랑이가 하산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이때 호랑이의 몸체를 '범 내려온다'라는 문장의 각각의 음절을 사용하여 형태를 만들어보았다. 단어 ‘범’의 경우 얇고 긴 호랑이의 꼬리를 표현하기 위해 자음과 모음을 나열하여 디자인하였다."

희망 사항 - 어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으면 좋을까?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입는 상황이나 사람을 특정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영어(알파벳)가 인쇄된 옷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한글이 사용된 옷도 어떠한 위화감이나 의무감 없이 보편적으로 사람들의 손길이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이 세상에 알려지려 함에는 주목이 필요하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이러한 주목을 구축하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온라인’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본인이 디자인한 옷들이 온라인에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는 사람들이 온라인 세상을 빠르게 지나갈 때 무의식적으로 눈에 익게 하기 위함이며 또 하나의 유행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입는 한글(HAANGLE LOOK) 한마디!

"한글을 사용하여 디자인할 기회가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


ㅇㅎ40